폭약 관리원 시절 웨이보에 “살인할 시간이 됐다”
중국 서남부 광시좡족(廣西壯族) 자치구에서 발생한 연쇄폭발의 용의자로 체포된 현지 주민 웨이인융(韋銀勇·33·좡족)이 2년전에 범행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2일 보도했다.광시자치구 류저우(柳州)시 류청(柳城)현에 있는 한 채석장 폭약 관리원인 웨이는 2013년 7월 30일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눈빛’이라는 ID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살인할 시간이 됐다. 현지 정부가 나를 죽음의 길로 내몰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고 보쉰은 전했다.
한 누리꾼이 웨이의 온라인 메신저 QQ와 웨이보 계정을 통해 찾아낸 문제의 글에는 “언젠가 내가 광분해 목숨을 던져 상상도 할 수 없는 짓을 저지른다면 이는 류청현 공안국 허시(河西) 파출소가 나를 죄인으로 몰아 체포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적혀있다.
이밖에 그의 QQ 계정에는 “이젠 퇴로가 없다. 반드시 앞으로 나가야 한다” 등 사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상당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발행되는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는 1일 웨이가 류청현 출신으로 류청현 뤄야퉁징(落厓同境)촌에 있는 다펀산즈하오(大墳山志豪) 채석장에서 폭약 보관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공안이 파악했다고 전했다.
그의 장인은 같은 채석장의 폭파 전문가이며, 그의 부인은 채석장 안전원이라는 것이다.
홍콩·마카오 통행증과 여권을 갖고 있는 웨이는 작년 12월 1일부터 7일까지 태국 여행을 다녀온 적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결과, 용의자는 다른 사람을 고용해 ‘폭탄 우편물’을 다른 사람에게 발송하는 방식과 자신이 폭탄을 설치하고 먼 곳에서 리모컨으로 폭발시키는 등 두 가지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영국 BBC 방송 중문판은 웨이보와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微信·위챗) 등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공안이 잠적한 웨이의 체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소문들도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류청현에서는 지난달 30일과 1일 이틀에 걸쳐 18건의 폭발 사건이 발생해 최소한 7명이 사망했으나 웨이가 발송한 소포 폭탄이 모두 70건으로 알려져 추가 폭발 가능성도 우려된다.
류저우시 공안당국은 시민들에게 “모르는 사람에게서 온 우편물이나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전달된 소포를 함부로 뜯지 마라”고 경고하고 전면적인 우편물 안전 검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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