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학생 43명 피살 1년…끝나지 않은 진실 규명

멕시코 대학생 43명 피살 1년…끝나지 않은 진실 규명

입력 2015-09-29 10:56
수정 2015-09-2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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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당국 불신 등 의혹 끊임없이 제기돼

멕시코 게레로 주 이괄라 시에서 시위를 벌이던 교육대 학생 43명이 집단 피살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진실은 여전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작년 9월26일 이괄라 시내에서 시위를 벌이던 아요치나파 교육대 학생은 경찰과 결탁한 갱단에 끌려가 살해된 뒤 시신이 모두 불태워졌다는 것이 사건을 수사한 연방검찰이 작년 11월께 결론이었다.

검찰은 갱단의 조직원과 유착한 지역 경찰관 등 100명 안팎을 조사해 책임자 처벌을 했고, 당시 게레로 주지사가 사퇴하기도 했다.

또 시위때 한 모임에 참석했다가 연설이 방해될 것을 우려해 학생들의 진압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이괄라 시장 부부도 구속됐다.

검찰은 범행에 가담한 지역 마약 갱단 조직원의 진술을 근거로 시신이 불태워진 이괄라 인근 한 쓰레기매립장에서 유해를 수습한 뒤 오스트리아 등 외국 전문기관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해 지금까지 학생 2명의 신원만 밝혀냈을 뿐이다.

그러나 수사 당국을 포함한 정부 관리들에 대한 불신이 뿌리깊이 박힌 학생들의 부모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아직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정부 당국에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구명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학생 부모들은 지난주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면담을 하면서 원점에서 재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모들은 “대통령과 얘기했지만,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의 부모와 교육대 동료 학생들은 주말인 27일 이괄라의 사건 현장을 찾아 헌화하고 추모하는 행사를 열었다.

멕시코 국내외 인권단체가 끊임없이 사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가운데 지난 6일에는 미주기구(OAS) 산하 미주인권위원회(IACHR)가 사건의 전면적인 재조사를 촉구하는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지역의 소규모 갱단 조직이 43구의 시신을 완전히 소각하기는 어려운데다가 흔적이 제대로 남아있지 않은 점, 수사 과정도 투명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는 당시 학생들이 시위하는 과정에서 탈취한 버스는 모두 4대였는데도 수사 당국은 3대뿐이라고 밝혔고, 나머지 1대에는 지역 갱단이 몰래 운반하는 마약이 실려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보고서는 이괄라가 ‘전사들’이라는 이름을 가진 갱단이 마약을 몰래 수송하는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보고서의 추정이 사실이라면 학생들이 지역 갱단에 피살된 이유가 경찰이 경쟁 갱단의 조직원이라고 거짓 정보를 전달했기 때문이라는 수사 당국의 발표와는 다른 얘기가 된다.

이 때문에 수사 과정에서 왜곡된 것은 없는지, 목격자의 진술이 고문이나 억압 등에 의해 조작된 것이 없는지도 철저하게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문했다.

학생들이 버스를 왜 탈취하려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고, 진압에 연방군이 투입됐는데도 이들에 대한 미주인권위 조사는 허락되지 않았다.

학생들은 갱단의 마약 운송 정보를 미리 파악해 어떠한 목적으로 이를 탈취하려 했고, 경찰과 유착 관계에 있는 갱단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무자비하게 학생들을 살해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미주인권위 보고서가 나온 뒤 재조사를 위한 특별 검사를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멕시코에 만연한 마약 범죄와 지역 경찰 등 관리들의 부패가 얽혀 일어난 것으로 여겨지는 이 사건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수면 밑으로 가라앉지 않은 채 페냐 니에토 대통령 정부의 지지율을 발목 잡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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