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사태, 유로존에 ‘사라예보 총성’ 될 수도”

“그리스 사태, 유로존에 ‘사라예보 총성’ 될 수도”

입력 2015-06-29 10:34
수정 2015-06-2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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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며 국가부도 위기에 성큼 다가선 그리스 사태가 유로존에 1차 세계대전을 유발했던 사라예보 사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914년 사라예보의 총성에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가 암살되면서 1차 세계대전 발발로 이어진 것처럼 최근의 그리스 사태가 유로존을 깨뜨리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8일(현지시간)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채권단의 구제금융 방안을 국민투표에 부친 결정이 20세기 초의 사라예보 사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꼭 101년 전인 1918년 6월 28일 사라예보의 총성으로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가 암살됐을 때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6주 뒤 유럽은 전쟁 중이었던 것처럼 현재의 그리스 상황도 예측불허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디언은 당면한 문제는 그리스의 뱅크런도, 채권단의 과신으로 인한 오판도 아닌 유로존의 미래라고 꼬집었다.

유로존이 애초부터 독일처럼 경제적으로 안정된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의 공존으로 형성된 만큼 한 나라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지면 가혹한 긴축 밖에는 회생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긴축에 시달리던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하면 ‘유로존은 변경될 수 없는 것’이라는 개념이 깨져버리고 다른 나라들도 경제위기에 몰리면 그리스를 선례 삼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우려했다.

그러면서 유럽 외교당국자 가운데 그리스가 작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나라라고 치부해버리는 이들이 있지만 이런 관점은 1914년 6월말 1차 세계대전을 앞두고 별 일 없을 것이라 낙관했던 태도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국제채권단이 협상타결을 낙관하다가 치명적인 오판을 했고 결국 현재 상황에서 주도권을 잃은 상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국제채권단은 치프라스 총리가 7월 5일 있을 국민투표에서 패배하기를 바라고 있고 채권단과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새 정부가 들어오길 기대하고 있지만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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