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외무장관회담 “북한, 비핵화 향한 구체적 행동 보여야”케리, 박 대통령 남북대화 제의에 지지 표명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미사일 카드를 꺼내든 북한을 향해 재차 대화 의사를 밝혔다.동북아 순방중인 케리 장관은 14일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과 회담한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을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면서도 “우리의 선택은 협상이며, 협상장에 나와 지역 평화를 위한 길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또 북한을 향해 “대화의 문을 열어 두고 있으며, 다가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뒤 “우리가 평화의 가능성을 이야기해야 할 때 언론 등에서 전쟁에 대해 과도한 집중과 관심이 제기되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나는 그 가능성(평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북한에 남북대화를 제안한데 대해 “큰 용기를 보여줬다. 환영한다”며 지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케리 장관은 12일 서울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만난 뒤 “6자회담을 통해서든 양자회담을 통해서든 실질적인 미래를 위해서 얘기하고 싶다”며 북한과의 대화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기시다 외무상은 북한이 도발적인 언동을 속히 중단하고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 대해 케리 장관과 의견일치를 봤다고 소개했다. 이는 대화의 전제 조건을 북측에 제시한 것이거나, 생산적인 대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외무상은 또 대북정책과 관련한 한·미·일 3국 공조가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소개했다.
케리 장관은 이와 함께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미국은 동아시아에 배치된 미사일 방어망(MD)을 축소할 용의가 있다’고 중국 측에 언급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케리 장관은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미국 대통령은 분명 북한의 위협 때문에 MD 설비들을 추가 배치했는데, 논리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로 북한 위협이 사라진다면 그런 지시를 내릴 필요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MD 축소에 나설 수 있는) 합의도, 대화도 없으며, 그에 대한 어떤 것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와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케리 장관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둘러싼 일본과 중국의 영유권 갈등에 대해 미국은 어느 한 쪽을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일 동맹에 따른 미국의 대 일본 방어공약을 재확인하면서, 센카쿠 열도에서의 ‘현상 변경 조치’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로써 케리 장관은 지난 12일 한국을 시작으로 중국을 거쳐 일본까지 이르는 동북아 3국 순방을 마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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