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으려 한 건…” 공개고백으로 자살 막는다

“내가 죽으려 한 건…” 공개고백으로 자살 막는다

입력 2013-04-14 00:00
수정 2013-04-1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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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자살 시도자들 ‘집단 고백 프로젝트’ 시작

2006년 미국에서 대학을 갓 졸업한 데스레 스테이지는 연인의 폭력에 시달리다 자살을 시도했다.

하지만, 목숨을 건진 그는 뉴욕에서 사진가로 일하면서 2011년부터 자신처럼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가 살아남은 이들의 이야기를 담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자살 생존자들은 스테이지가 만든 웹사이트에 실명과 얼굴 사진을 공개하면서 자신들이 겪은 고통을 털어놓는다.

스테이지는 자살을 시도했던 이들이 자신들의 경험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의 프로젝트로 보듯 점점 많은 자살 생존자가 아픈 기억을 다른 사람과 나눌 용기를 내는데다 이들에게 소극적이었던 전문가들도 태도를 바꾸면서 미국의 자살 예방운동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지난 1월 자살 예방단체인 ‘미국자살학협회’가 웹사이트를 개설한 일은 전국적 조직을 갖춘 단체가 공개적인 장에서 자살 생존자와 처음으로 관계를 맺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사이트에는 생존자들이 경험을 털어놓는 블로그가 매주 갱신된다.

전국자살예방연합도 처음으로 전문가와 자살 생존자로 특별팀을 꾸렸다.

이 특별팀에 참여하는 심리학자 존 드레이퍼는 자살 생존자 중 7%가 결국 목숨을 끊는다면서 “이는 달리 말하면 93%가 계속 살아간다는 뜻이다. 이들과 이야기해 이들이 희망을 품고 계속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에 자살 생존자들은 사회적으로 낙인이 찍힌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드레이퍼 박사는 자살 시도자들은 “무책임하고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보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 대부분은 자신의 경험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를 꺼렸다. 자살 예방 전문가들도 이들에게 관심을 많이 두지 않았다.

하지만, 자살 생존자들은 책이나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씩 수면 위로 올라왔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자살 생존자들의 집단적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자살 예방 전문가들과 교류도 늘어나는 새로운 현상도 나타났다.

스테이지는 “사람들이 이야기하게 하는 단순한 행동만으로도 목숨을 살릴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자살 시도 경험을 털어놓은 이들 중 10년 전 우울증으로 자살하려 한 케이틀린 콜먼은 “나와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싶지만 아무도 없었다”면서 스테이지의 프로젝트가 “내가 찾던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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