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 키프로스 후폭풍 2제] 조세 피난국 “러 거액예금 잡아라” 유치전

[‘구제금융’ 키프로스 후폭풍 2제] 조세 피난국 “러 거액예금 잡아라” 유치전

입력 2013-04-02 00:00
수정 2013-04-0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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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 은행이 불안하시죠? 저희에게 오세요.”

은행 청산 등을 조건으로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을 받게 된 키프로스가 은행 자금 인출 제한 등 엄격한 자본 통제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키프로스와 마찬가지로 ‘조세 피난처’로 알려진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어부지리’ 효과를 보고 있다. 키프로스에 투자한 ‘큰손’ 금융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키프로스 현지 변호사와 회계사들을 상대로 키프로스 은행에 대규모 자금을 예치한 러시아 갑부들과 다른 투자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틈을 타 유럽과 중동, 아시아 등 조세 회피처로 경쟁하는 국가들의 법률·금융회사들이 이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의 또 다른 섬나라인 몰타의 한 법률회사는 이들 투자자를 상대로 “자산의 안전 관리를 위해 당신의 기업 및 금융 자산을 몰타로 이전하는 방안 등 여러 제안을 하고 싶다”며 낮은 세금과 양질의 금융 서비스 제공을 앞세웠다.

몰타뿐 아니라 유럽의 유명한 조세 회피처인 스위스와 룩셈부르크, 케이맨제도 등도 이와 비슷한 제안을 하고 있다.

키프로스와 분리된 북키프로스터키공화국도 자국 은행이 안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유럽을 넘어 두바이와 싱가포르도 양질의 법률·금융서비스를 앞세워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같은 상황은 가뜩이나 어려운 키프로스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키프로스에는 세금 회피 등을 지원하는 법률·회계법인이 32만개나 있어, 자금이 타국으로 빠져나갈 경우 실업률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2013-04-0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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