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한 아내, 집안에 가둔 채 자식·손녀도 못 만나게 막아”
1990년 독일 통일을 이끌었던 ‘20세기 현대사의 거목’ 헬무트 콜(오른쪽·82) 전 독일 총리가 2008년 재혼한 두 번째 아내의 통제를 받아 집에서 고립된 채 ‘수감자’처럼 지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들은 리히터가 콜 전 총리의 편지를 대신 쓰고, 자식 및 지인들과도 만나지 못하게 막는 등 남편의 삶을 통제하고 그를 ‘재소자’처럼 가둔 채 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아들은 오는 7일 재발간되는 콜 전 총리의 첫 번째 아내 하넬로레의 전기 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1960년 콜 전 총리와 결혼해 40여년간 살았던 하넬로네는 희귀병에 시달리다 2001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또 지난주 TV 토크쇼에 출연, 2008년 뇌졸중으로 몸이 거의 마비된 아버지의 비극적 몰락을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페터는 특히 2011년 5월 이후 아버지를 만나지 못했다면서, 당시 휠체어에 앉은 아버지가 손녀를 만나 반가워했지만 10분쯤 후 “이만 가거라. 그러지 않으면 내가 곤란해질 거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최근호에서 콜 전 총리의 두 번째 아내를 “콜의 말을 통제하고 누가 집에 드나들지 정하는 문지기”라고 꼬집었다.
경제학자 출신인 리히터는 콜 형제의 주장이나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함구하고 있다. 정치사학자들은 리히터가 콜 전 총리의 외교서한 등 그의 기록 대부분을 갖고 있다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2013-03-05 1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