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보에 “이미 귀국해 공부 중” 사실 미확인 글…”지도부 본보기 위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가 미국 유학 중인 딸 시밍저(習明澤)에게 귀국을 종용했으며 이에 따라 시밍저가 이미 중국에 돌아와 공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9일 홍콩 빈과일보에 따르면 ‘런민통신사’(人民通訊社)라는 이름의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최근 “좋은 소식이 있다. 시 총서기의 딸이 이미 귀국해서 공부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또 “수장이 좋은 시작을 했으니 다른 지도자들도 시 총서기(의 사례)를 배워라”라고 촉구했다.
시 총서기의 외동딸인 시밍저는 2010년 5월부터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부해왔다.
빈과일보는 이 주장의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웨이보 운영자에게 시밍저가 귀국 후 어느 중국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지 증명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운영자는 “양해해달라, 지도부에서 비밀유지를 요구했다”면서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 운영자는 또 “이 소식을 전한 것 때문에 지도부로부터 비판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웨이보 운영자는 웨이보에서 자신이 “국가통신사 기자로 10여 년간 전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16∼18차 공산당 당 대회를 보도했고, 여러 차례 뉴스 상을 받았다”라고 소개했다. 중국에서 ‘국가통신사’는 신화통신과 중국신문사를 가리킨다. 이 웨이보는 과거 리커창(李克强) 부총리의 장모 등 지도부 관련 내용을 여러 차례 올려 자신의 신원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기도 했다.
공산당 중앙당교의 반부패 전문가인 린저(林喆)는 총서기가 이런 일을 했다면 이는 본보기를 보이려는 것이라면서 비슷한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후싱더우(胡星斗) 베이징(北京)이공대 교수는 이 주장이 뜬소문일 것으로 보면서 시 총서기가 모범을 보이고 싶어하지만, 가족들을 모두 국외에 이주시키고 홀로 생활하는 ‘기러기’ 관리들이 너무 많아 실효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에서는 특히 부패로 모은 재산을 국외로 빼돌리려고 가족들을 국외로 보내고 홀로 중국에 남아 있는 공무원을 소위 ‘뤄관’(裸官)으로 부른다.
린저는 현재 중국 전역에 약 118만명의 뤄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지도부 가운데도 자녀가 외국에서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리커창 부총리의 딸은 베이징(北京)대 졸업 후 미국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차기 부주석으로 유력한 리위안차오(李源祚)의 아들 리하이진(李海進)은 미국 예일대 MBA 과정 중이다. 또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부장의 딸 양자러(楊家樂)도 역시 예일대에서 공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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