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재정수입 1년새 31%↑… 감세론 대두

中 재정수입 1년새 31%↑… 감세론 대두

입력 2011-09-20 00:00
수정 2011-09-20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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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0조위안 첫 돌파할 듯 “나라만 부유하다” 자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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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올 재정수입이 처음으로 10조 위안(약 17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빠른 경제성장과 그동안 옭아맸던 임금인상의 고삐가 풀리면서 세수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재정수입 급증을 반길 만한 처지는 아닌 듯싶다.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미국, 유럽 등의 증세 움직임과는 달리 중국에서는 ‘국부민궁’(國富民窮·나라는 부유하지만 국민은 가난하다) 논란과 함께 감세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신경보 등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중국의 올 1~8월 재정수입은 7조 4286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9% 급증했다. 이 같은 증가 속도라면 올 재정수입이 10조 위안을 돌파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는 재정부가 올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때 지난해 재정수입보다 8% 늘려 보고한 8조 9720억 위안을 크게 초과하는 규모다.

중국 내에서도 너무 가파른 증가율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도한 재정수입 증가가 결국 기업과 국민에게 많은 부담을 주고, 경제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재정수입 증가폭을 낮추기 위해 세제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중앙재정대학 세무학원의 류환(劉桓) 부원장은 “감세가 세제개혁의 목표가 돼야 한다.”면서 “증치세(부가가치세)와 영업세를 포함, 모든 항목의 세금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재정무역연구소 양즈융(楊志勇) 재정실 주임은 “개인소득세 등 직접세를 더 내릴 필요가 있으며 증치세 등 간접세도 줄여 줄 수 있는 공간이 많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이달부터 개인소득세 면세점을 기존의 2000위안에서 3500위안으로 크게 상향조정한 바 있다. 과도한 세금부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연 평균 20%씩 최저임금 등이 인상되고 있지만 임금인상분의 상당액이 세금으로 빠져나간다는 푸념도 곳곳에서 들린다. 최근에는 세무당국이 회사가 중추절에 직원들에게 제공한 웨빙(月餠·중추절에 먹는 작은 달 모양의 케이크)에도 세금을 부과키로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경제성장의 과실이 국민 개개인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는다는 불만이 쌓이면 결국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공산이 커 중국은 관영 언론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전문가와의 대담 형식으로 중국이 세금부담 고통지수 세계 2위라는 포브스 보도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 재정수입 증대를 마냥 환영할 수 없는 처지를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2011-09-2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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