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불이 나자 수술 중이던 환자를 놔두고 대피해 환자를 숨지게 한 중국 의료진이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10시 상하이 바오산(寶山)구의 상하이교통대 의학원 부속 제3 인민병원 수술실에서 불이 난 후 전신 마취 상태에서 다리 절단 수술을 받던 천(陳.49)모씨를 방치하고 대피한 의료진 6명에 대한 민형사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환자 천씨는 당시 대피하지 못해 연기에 질식사했다.
이번 일은 25일 상하이 언론에 처음 보도된 후 중국 전역으로 퍼져 인터넷에서 의료진의 부도덕성과 비인간성 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의료진을 법적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이들 의료진은 현재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정직 상태다.
법학 전문가는 의료진에 대해 민형사상 처벌이 모두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훙다오더(洪道德) 중국정법대 교수는 사고 현장에 있었던 의료진이 무슨 책임을 져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사법기관의 조사가 끝나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의료진의 화재 대피에 대해 의료사고죄 혹은 과실치사죄를 적용할 수 있지만 긴급상황이었음을 고려하면 위험대피 행위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훙 교수는 또 환자를 방치한 의료진의 형사적인 책임 여부를 떠나 민사소송도 제기할 수 있다면서 의료진의 방치로 사망한 환자의 가족은 병원과 의료진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화재가 발생한 제3 인민병원은 여론이 악화하자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저자세를 취하면서도 변명하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병원 원장 팡융(方勇)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환자는 전신마취 상태로 산소 호흡기에 의존한 채 의료진에 의해 다리 절단을 마치고 봉합을 하는 단계에 있었다면서 의료진도 환자를 구출하는 방법을 고민했으나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팡 원장은 환자가 수술로 인해 출혈이 심했고 전신마취 상태여서 산호호흡기를 땔 수 없었기 때문에 환자를 지상으로 대피시켜도 소생 가능성이 낮았다고 말했다.
병원 화재 당시 수술실에는 수술 의사 2명과 마취 의사 2명, 간호사 2명 등 6명의 의료진이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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