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목적 통신위성 정상궤도 벗어나…”디지털 방송 도입 차질 예상”
러시아가 또다시 고가의 첨단 위성 발사에 실패했다.
현지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19일 하루 전 발사된 뒤 연락이 끊겼던 통신위성 ‘엑스프레스-AM4’가 가속블록 ‘브리스-M’과 함께 정상을 벗어난 궤도에서 발견됐다고 로켓ㆍ우주분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로켓 상단부가 비정상궤도에 위치하고 있다”며 “통신 위성과 가속블록의 분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우주당국은 현재 정상궤도를 벗어난 통신위성을 원래 목적대로 운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엑스프레스-AM4 위성은 앞서 18일 새벽 1시25분(모스크바 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프로톤-M 로켓에 실려 발사됐으나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로켓 발사와 위성을 탑재한 가속블록의 분리는 순조롭게 이루어졌지만 가속블록 엔진을 이용한 궤도 진입 과정에서 원격 통신이 두절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엑프레스-AM4는 러시아의 로켓ㆍ우주장비 생산업체인 흐루니체프 센터가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자회사인 ‘EADS 아스트리움(EADS Astrium)’의 지원으로 2년 동안 제작했다.
위성은 러시아는 물론 옛 소련권 지역에 대한 디지털 TV 방송과 무선통신, 인터넷 운용 등의 다목적용으로 만들어졌으며 지금까지 제작된 러시아 위성 중에서 가장 강력하고 기술도가 높은 위성으로 알려졌었다.
전문가들은 궤도를 벗어난 위성이 70억 루블(약 2천 600억원)의 보험에 들어있긴 하지만 이번 사고로 2015년까지로 예정됐던 러시아의 디지털 방송 도입 시기가 몇 년 정도 늦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엑스프레스-AM4 발사 실패는 최근 1년 내 러시아에서 발생한 세 번째 위성 발사 실패 사고다.
지난해 12월 러시아 자체 위성위치정보시스템 글로나스(GLONASS) 운용을 위한 통신위성 3기가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태평양 상에 추락하면서 5억 달러(약 5천400억원)의 손실이 생겼었다.
올 2월에는 러시아 북부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군사위성 ‘Geo-Ik-2’가 역시 정상궤도를 벗어나 ‘우주쓰레기’가 되고 말았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