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하반기 회복… 더블딥 없다”

“美경제 하반기 회복… 더블딥 없다”

입력 2011-08-18 00:00
수정 2011-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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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클라인 피터슨국제경제硏 선임연구원 인터뷰

“올 후반기부터 미국 경제는 느리게 회복될 것이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윌리엄 클라인 선임연구원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 있는 집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피력했다. 프린스턴대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클라인 연구원은 미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보실 소속 개발·무역연구소 부소장(1971~1973년)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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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클라인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원이 16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밝히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윌리엄 클라인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원이 16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밝히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원인은.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는 다른 경기 침체보다 오래 가는 특성이 있다. 금융위기가 오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리게 되고 이에 따라 경기가 침체된다. 침체에서 벗어나려면 금리를 내려야 한다. 지금은 거의 제로(0) 금리다.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올해 전체적으로 1.8%의 성장이 예상된다. 내년은 2.5% 성장할 것으로 본다. 그런대로 괜찮은 성적이다. 2~2.5% 성장을 침체로 볼 수는 없다. 물론 후반기 정치권이 2단계 부채 감축 협상을 제대로 진행할지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다.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없나.

-현재 주택 건설은 최저 수준이기 때문에 2008년 위기 때보다 더 추락할 게 없다. 또 유럽중앙은행이 그리스의 금융위기가 스페인과 이탈리아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경제 체질 때문인가, 정치 불안 때문인가.

-두 가지 모두 영향을 미쳤다. 국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70%에 달한 데다 정쟁이 미국을 디폴트(채무불이행) 직전으로까지 내몰았다. 정치권이 디폴트 위기를 초래하는 나라는 신용평가회사로부터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곧 최고 신용등급을 회복할 수 있을까.

-수개월이 걸릴 것이다. 오히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부채 감축에 진전이 없다면 추가 강등도 가능하다고 경고한 것을 유념해야 한다.

신용등급 강등이 미국의 쇠락을 의미하나.

-그렇게 보지 않는다. 단지 미국이 슈퍼파워로서의 위상을 잃지 않도록 경종을 울린 차원으로 본다. 실제로 별다른 타격이 없다. 국채 금리는 오히려 내려갔고 무디스와 피치는 여전히 미국에 최고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막대한 돈을 시장에 풀었는데 왜 경제는 회복되지 않나.

-효과가 없는 게 아니다. 그 경기부양책으로 공황에 빠질 위기를 막았다. 두 차례 양적완화는 실물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줬고 경색된 금융시장에 활기를 부여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가까운 장래에 3차 양적완화를 할까.

-나는 Fed가 3분기 경제상황을 좀 두고 봤으면 한다.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가 2분기 자동차 생산에 타격을 입혔는데 3분기에는 반등이 있을 것 같다.

Fed가 3차 양적완화 대신 ‘2년간 제로금리’를 천명한 이유는.

-Fed로서는 부정적인 전망을 뒤집을 심리적 자극이 필요했다. 3차 양적완화는 시기상조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제로 금리 약속은 2003년 이후처럼 인플레와 금융 거품의 리스크를 안고 있다.

‘2년간 제로 금리’는 역설적으로 경기가 2년간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얘기도 되는 것 같다.

-그렇게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 사이에 경기 과열이나 인플레 신호가 있다면 그 약속을 이행하는 데 부담이 될 것이다.

미국이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시각이 있다. 일본은 10년 넘게 제로 금리를 유지했지만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침체를 오래 겪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 구글이 120억 달러를 들여 모토롤라를 인수했다. 미국 경제의 ‘동물적 본능’은 긴 침체를 허락하지 않는다. 미국은 이민자들이 노동시장을 지탱하기 때문에 일본만큼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를 경제 회복의 신호로 볼 수 있다는 얘기인가.

-물론이다. 기업이 돈을 쓴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움직임이다.

만약 미국이 더블딥에 빠진다면 한국도 영향을 받을까.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성장률이 4%에서 2~2.5%대로 떨어지는 정도일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1-08-1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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