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이상의 도전·기쁨 줄 것”
“그 아이는 상상 이상의 기쁨과 사랑을 줄 것이다.”
미국의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세라 페일린(47)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다운증후군에 걸린 막내아들 트리그(3)가 태어나기 2주 전 쓴 감동적 이메일이 13일 공개됐다. 지난 10일 공개된 페일린의 개인 이메일 2만 5000여 페이지 중 일부로 편지 속에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곧 태어날 아들에 대한 애틋한 모성애가 담겼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페일린은 트리그가 태어나기 2주 전인 2008년 4월 ‘하늘에 있는 트리그의 창조주’가 자신에게 하는 말이라고 상상해 편지를 써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트리그의 엄마와 아빠는 의사로부터 이 아이가 그들이 상상했던 것, 또는 원했던 것보다 더 많은 도전과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면서 “이 아이는 네가 인생에서 사물을 넓은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돕고 정말로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또 너의 세계를 넓혀 주고 네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하고 느끼게 해 줄 것이다.”라고 적었다.
페일린은 또 “트리그는 염색체 한 개가 더 있다는 것 말고는 다른 점이 없다.”면서 “다운증후군을 지닌 아이들은 어려움이 있지만 네가 상상한 것보다 더 많은 기쁨과 사랑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일리메일은 편지의 전문이 공개됨으로써 ‘트리그가 실제로는 페일린의 미혼 딸 브리스톨의 아이’라는 루머는 거짓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페일린이 이 편지와 함께 공개한 이메일 중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경쟁하기 전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오바마의 연설을 “대단하다.”고 칭찬한 부분도 있다.
데일리메일은 “페일린이 극우 보수파로 구분되지만 이번에 공개된 이메일을 통해 이념적인 면모를 다소 희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1-06-14 1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