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대국민 유화카드
튀니지·이집트에 이어 리비아에까지 민주화·반정부 시위가 번지자 깜짝 놀란 중동 전제 왕정과 독재자들이 국민들에게 대대적인 경제 혜택 및 개혁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민심을 달래고 있다.
셰이크 하마드 바레인 국왕 지시로 이뤄진 이번 조치는 앞서 발표된 복지 혜택 강화 등의 조치에 이은 것이다. 그렇지만 야권은 내각이 사퇴하고, 공정하고 자유로운 총선이 실시되기 전까지는 정부와의 대화에 나서지 않고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왕정 전제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도 민심을 달래려고 11조원 규모의 복지 혜택 확충 방안이라는 ‘당근’을 제시했다. 미국에서 허리디스크 수술을 마치고 석 달 만에 귀국한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87) 사우디 국왕은 23일 중동 각국으로 번지고 있는 시위사태를 의식한 듯 귀국에 맞춰 각종 부양책을 쏟아냈다.
그렇지만 지방선거제 도입이나 여권 신장 장려책 등 사회운동가들이 요구해 왔던 정치·사회 개혁 조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우디에서는 정당이 없고 시위를 허용하지 않지만 정부에 불만을 표하는 시위가 공개적으로 열리고 있다. 격렬한 민주화 바람에 놀란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도 조속하고 실효적인 개혁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알제리의 압델 아지즈 부테플리카 정부도 19년 동안 계속돼 온 비상사태를 해제하겠다고 지난 22일 공식 천명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2011-02-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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