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태백 여행/육철수 논설위원

[길섶에서] 태백 여행/육철수 논설위원

입력 2010-08-16 00:00
수정 2010-08-16 00:2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지난 주말에 찾은 강원도 태백. 탄광촌인 줄 알았던 이 도시는 뜻밖에 많은 걸 선물로 주었다. 민박촌의 밤하늘엔 별이 총총 박혀 있었다. 어릴 적, 고향의 여름 밤하늘에선 언제나 별이 쏟아졌다. 세월을 40년 전으로 돌려놓고 별을 세고 또 세어 보았다. 찬 밤기운이 계절을 잊게 했다.

1573m 함백산 꼭대기. 굽이굽이 산줄기가 파도처럼 넘실거렸다. 끝없이 펼쳐진 산해(山海)는 시름을 모두 거둬 갔다. 멀리 골짜기마다 숨어 있는 마을들은 정겨웠다. 여기까지는 덤으로 받은 선물이다. 진짜는 따로 있었다.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와 낙동강의 발원지 황지연못이다. 태백이 강들의 모태(母胎)란 걸 처음 알았다. 검룡소로 가는 오솔길은 예뻤다. 산길을 예찬할 만한 형용사를 찾다 찾다 끝내 포기했다.

서울살이에 지쳐 우리 땅의 내면에 너무 무심했나 보다. 초행의 태백은 어느새 어머니의 품이 되어 다가와 있었다. 이곳으로 초청해준 강원도 친구 부부에게 “고맙다!”는 말을 열 번도 더 했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2010-08-16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