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교육 부추기는 강남·분당 중학 수학시험

[사설] 사교육 부추기는 강남·분당 중학 수학시험

입력 2011-09-08 00:00
수정 2011-09-08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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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바람이 다른 지역보다도 유별나다는 서울 강남과 경기 분당의 일부 중학교에서는 고등학교 수준의 수학문제를 출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운동단체인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과 민주당 김춘진 의원실이 서울 강남구와 양천구 목동, 경기 성남시 분당구 등 서울·경기지역의 사교육 과열지구 6곳에 있는 중학교의 수학문제를 분석한 결과다. 18개 중학교의 지난 1학기 수학 기말고사 시험지를 분석한 결과 14개교(78%)에서 고교 1~2학년 교육과정의 문제가 출제됐다.

특히 분당 S중학교는 1학년 수학시험문제 중 4문제(18%)가 고교 2학년 수준의 문제인 것으로 파악됐다. 1~2년도 아닌 4년을 앞선 학습이 있어야 제대로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온 셈이다. 강남 W중학교는 3학년 수학시험문제 중 3문제(15%)가 고교 2학년 수준이었다. 강남 C중학교의 경우 25개 문제 중 24개가 난이도 ‘상’으로 분류됐다. 중학교 수학시험이 학교에서 제대로 배운 학생도 풀기 버거울 정도로 출제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교사의 무책임이 도를 넘은 것이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다 보니 요즘 적지 않은 학생들은 수학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 선행학습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과 판단에 맡길 일이지만, 실제 학교에서 제대로 배우지도 않고 가르치지도 않은 문제를 출제하는 것은 잘못이다. 더구나 6개월~1년도 아니고 2~4년이나 앞설 정도의 문제를 출제하는 것은 학생들을 학원이나 개인과외로 사실상 내모는 꼴이다. 사교육을 없애는 데 노력해야 할 학교에서 사교육을 부추기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물가가 치솟는 등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자녀를 제대로 학원에 보낼 여유가 없는 중산층과 서민층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육당국은 지나친 선행학습을 부추기지 않도록 관리 및 감독을 보다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2011-09-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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