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김·천·사토·제이콥/이도운 논설위원

[씨줄날줄] 김·천·사토·제이콥/이도운 논설위원

입력 2011-08-03 00:00
수정 2011-08-0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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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된 성균관대 김준범 교수 등의 연구에 따르면 삼국시대에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성(姓)은 김씨였다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현재 우리나라에는 288개의 성씨가 있는데, 김씨가 20% 넘는 992만명이었다. 이어 이(李), 박(朴), 최(崔), 정(鄭), 강(姜), 조(趙), 윤(尹), 장(張), 임(林)씨 순이었다.

외국에도 나라마다 유난히 많은 성과 이름들이 있다. 중국에는 천(陳)씨 성을 가진 사람이 가장 많다. 2007년 현재 9288만 1000명으로 중국 전체 인구의 7.3%를 차지한 것으로 공공안전부 조사결과 파악됐다. 두번째 많은 성은 리(李)였고, 장(張), 류(劉), 왕(王), 양(楊), 황(?), 자오(趙), 우(吳), 저우(周)의 순서로 이어졌다. 한자로 따지면 한국과 중국은 10대 성씨 가운데 李, 趙, 張을 공유하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많은 성은 사토(佐藤)였다. 모두 45만 6430명으로 한국이나 중국에 비해 최다 성씨의 집중도가 낮다. 두번째로 많은 성씨는 스즈키(鈴木)였으며, 다카하시(高橋), 다나카(田中), 와타나베(渡邊)의 순서로 이어졌다.

서양의 경우 얽히고설킨 역사 때문에 성이 워낙 다양해 아시아 지역만큼 통계의 의미가 없다. 그 대신 미국과 유럽에서는 그해에 태어난 아기들에게 가장 많이 붙여준 이름(Given name)을 공개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남자 신생아의 이름은 제이콥(Jacob)이었고, 에산(Ethan), 마이클(Michael), 제이든(Jayden), 윌리엄(William)의 순서였다. 제이콥은 성경의 야곱과 같은 이름이다. 여자 아기는 이사벨라(Isabella), 소피아(Sophia), 에마(Emma), 올리비아(Olivia), 에이바(Ava)의 순서였다.

한국에서는 글로벌 시대에 맞춰 아이들에게 유진, 지나처럼 한국과 외국에서 모두 통용되는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 한때 유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의 수재들이 모이는 하버드의 비즈니스 스쿨에 가 보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강의실 좌석마다 학생 90명의 이름표가 놓여 있다. 이 가운데는 바타차리아(Bhattacharya·인도의 10대 성), 보이치에호프스키(Wojciechowski·폴란드의 15대 성)와 같이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름도 많다. 그러나 학생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름이 쉽든, 어렵든, 많이 쓰이든, 적게 쓰이든,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 모든 학생의 이름을 외워서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것은 교수들의 책임이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2011-08-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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