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에 1원 대기업 비상장 계열사株 거래…지배력 강화 오너·가족에 주식 몰아줬나

1주에 1원 대기업 비상장 계열사株 거래…지배력 강화 오너·가족에 주식 몰아줬나

명희진 기자
명희진 기자
입력 2015-02-13 23:54
수정 2015-02-1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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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GS·LS·이랜드·동부그룹 이익 공시 않고 회계 속일 수도

GS에너지는 올해 1월 GS그룹 계열사인 위너셋이 보유하고 있는 GS플라텍 주식 105만 7000여주를 105만 7000원에 모두 샀다. 주당 따져 보면 단돈 1원에 주식을 산 셈이다. GS에너지는 GS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GS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대기업들의 일부 비상장 계열사 주식이 주당 1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 상당수가 오너 가족이거나 이들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여서 오너 일가족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주식 몰아주기 편법’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1원에 주식거래가 이뤄진 회사들은 비상장이라 연매출이나 영업이익 등을 공시하지 않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본 잠식 중인 비상장 회사 중에는 연매출과 자산이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등 회생 가능성이 큰 곳도 있을 것”이라면서 “기업 입장에서 부실 회사를 1원이라도 받고 처리하는 게 나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회계 장부를 속여 재벌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이를 이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13일 재벌닷컴이 2013년부터 현재까지 자산 5조원 넘는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비상장 계열사 주식 매매를 조사한 결과 GS와 이랜드, 삼성, 동부, LS 등 5개 그룹 소속 9개 계열사가 주당 1원의 가격으로 거래됐다. 그룹별로는 GS그룹이 4개사(GS플라텍, 코스모앤컴퍼니, 코스모산업, 코스모촉매), 이랜드그룹이 2개사(프리먼트, 리드온), 삼성(에스에스엘엠)·동부(동부팜)·LS그룹(트리노테크놀리지)이 각각 1개사였다.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이랜드월드는 자사가 갖고 있던 프리먼트라는 계열사 주식 40만주(58.65%)를 개인에게 40만원을 받고 처분했고, 이랜드건설 등은 계열사였던 시스템 통합업체 리드온 주식 76만 400주를 이랜드월드에 76만 4000원을 받고 매각했다. 이랜드월드는 박성수 회장이 40.59%, 부인 곽숙재씨가 8.05%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등 특수관계인이 99% 지분을 가진 오너 일가족의 소유 회사다.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팜화옹 역시 보유 중인 농업법인 동부팜 주식 12만 7000여주(23.66%)를 동부팜한농에 2013년 12월 12만 7000원에 매각했다. 동부팜한농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자녀가 대주주로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5-02-1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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