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휘청이는데… ‘트로이카’ 임금 日 추월

수출 휘청이는데… ‘트로이카’ 임금 日 추월

이유미 기자
입력 2015-09-17 23:42
수정 2015-09-18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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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연봉 8282만원… 日 6675만원

‘수출 트로이카 업종’으로 불리는 자동차, 조선, 전자 부문의 우리나라 평균 임금이 일본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엔저’(엔화가치 약세)로 제조단가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터에 인건비마저 높아지면서 수출시장에서의 우리나라 원가 경쟁력이 일본에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일본 통계청 및 후생노동성의 상장기업 임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업종의 평균 연봉은 8282만원이다. 같은 기간 일본 자동차 업종의 평균 연봉은 688만엔(약 6675만원)이었다. 2008년까지 10년간 세계 1위를 지키던 조선업 사정도 마찬가지다. 한국과 일본의 조선업 평균 연봉은 각각 7337만원, 623만엔(약 6045만원)으로 한국이 일본보다 많다.

전자업종은 부문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미 역전됐거나 역전이 눈앞이다. 우리나라의 평균 연봉이 6754만원인 데 반해 일본의 반도체 부문은 636만엔(약 6170만원)이다. 가전·전기 부문(701만엔, 6800만원)은 일본이 우리보다 근소하게 높다.

구매력을 감안하면 한·일 임금 격차는 더 커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해마다 발표하는 국가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구매력평가지수(PPP) 환율을 적용하면 자동차 업종의 평균 임금은 한국 9만 6610달러(약 1억 1300만원), 일본 6만 5355달러(약 7647만원)다. 여기에는 환율 탓도 있다. 일본 정부가 대대적인 ‘돈 풀기’ 정책을 펴면서 엔화가치는 최근 3년 새 달러화 대비 56.7%나 떨어졌다.

인건비 상승은 원가 경쟁력 약화를 가져온다. 이로 인해 중국과 신흥국 등 일본과 경합하는 수출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달만 해도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7%나 감소했다. 김규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팀장은 “일본 엔저와 장기 불황에 따른 마이너스 물가상승률 여파로 한국과 일본의 임금이 2013년부터 역전되기 시작했다”면서 “원가경쟁력에서 한국이 밀리고 있는 만큼 저가공세 대신 기술개발로 (세계시장 공략) 차별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5-09-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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