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들 관심 ‘UP’… 올 들어 5개월간 해외 소비재펀드에 2477억원 유입… 수익률 年 30% 넘기도
수백억원대 자산가 김씨는 올 초 정기예금에 넣어 뒀던 10억원을 빼 루이비통, 크리스찬 디올, 몽클레르 등 명품 업체에 투자하는 ‘해외 럭셔리 펀드’에 과감하게 묻어 뒀다. 명품 열기가 중국에 이어 아시아 전역에서도 퍼질 것으로 보고 장기 투자에 나선 것이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김씨가 가입한 럭셔리 펀드의 연초 이후 지난 8일까지 수익률이 13.43%다. 김씨는 “지난겨울 동남아시아에 여행 갔다가 루이비통 가방이 불티나게 팔리는 걸 봤다”면서 “앞으로 아시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펀드에 투자할 경우 국내 펀드에 투자하는 것보다 세제 측면에서 불리하다. 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해외 펀드의 세제 혜택이 추진되고 있고 정부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 해외 펀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 소비재 펀드는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 내수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중국과 인도가 매년 6~7%, 후발 주자인 동남아 국가가 5~6%씩 성장한다면 소비도 덩달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돼 있다. 명품 소비의 증가도 필연적이다.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만 해도 전체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5~40%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성장세가 주춤해도 소비는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중국 소비성장주 펀드의 주요 투자 기업은 지난해 789억 위안(약 14조원)의 매출을 올린 인터넷기업 텐센트,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전자업체 하이얼, 부동산 재벌 완다그룹 등이다. 중국 소비성장주 펀드는 해외 소비재 펀드 중에서도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이형일 하나은행 PB사업본부장은 “경기 부양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장기 투자 관점에서 중국 소비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너무 올랐다”는 시각도 있다. 이종혁 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중국 소비주는 비싼 게 사실”이라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중국) 가치주가 아니면 아시아 소비주에 관심을 가지는 게 낫다”고 주장한다.
아시아 소비재 펀드는 소비재 기업이 약 80%를 차지하고, 정보기술(IT), 보건의료 기업이 포함된다. 미래에셋팬아시아컨슈머펀드의 투자 기업인 일본 의류업체 패스트 리테일링(유니클로 제조사), 인도 제과업체 브리타니아, 도미노 피자 등에서 보듯이 아시아인의 소비가 집중되는 기업이라면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해외 소비재 펀드는 한 번에 목돈을 맡길 수도 있고 매월 적립식으로 투자할 수도 있다. 최저 가입 금액은 판매사마다 다르다. 대부분의 펀드가 환헤지가 돼 있지만 가입 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유흥영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은 “국내 펀드는 배당소득세 15.4%를 내는 데 그치지만, 해외 펀드는 종합과세가 적용돼 배당과 시세차익에 따라 최고 41.8%의 세금을 토해 내야 한다”며 “전체 투자 자산의 25%를 넘지 않는 선에서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5-06-1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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