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세계표준硏 “구제역 기존백신 효과 낮아”농식품부 “백신 과태료 부과 및 살처분보상금 감액할 것”
국내에서 사용해온 돼지 구제역 백신의 접종효과가 방역당국이 밝혀왔던 것보다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구제역 백신 늑장교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구제역 세계표준연구소인 영국 퍼브라이트가 최근 기존에 사용해온 백신이 현재 번지고 있는 돼지 구제역에 대한 예방효과가 낮다는 평가결과를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앞으로 구제역 백신접종을 신형백신 위주로 해나갈 것이라고 26일 밝혔다.
검역본부는 “지난해 12월 충북 진천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와 여러 백신 간의 면역학적 상관성 실험결과를 24일 통보 받았다”면서 “2011년부터 접종해온 백신주(O 마니사)와의 상관성은 0.10~0.30이었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긴급 도입한 신형 백신(O 3039 백신주)은 면역학적 상관성이 0.42~0.73으로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입증됐다.
상관성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면역학적으로 유사하며 0.3 이상이 돼야 백신을 추천할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있다는 의미인 만큼 기존 백신은 추천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과거 안동에서 발생했던 구제역 백신주는 0.92~1.0로 상관성이 가장 높았지만 검역본부는 “지난여름 의성에서 발생한 구제역과의 상관성이 0.07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 못됐다”고 밝혔다.
앞서 검역본부는 이번 구제역 유행 과정에서 백신이 효과가 없는 ‘물백신’이라는 사육농가의 주장에 대해 백신의 효과는 확실하며 접종방식이 잘못됐다는 입장을 되풀이해왔다.
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물백신’ 논란과 관련 “기존 백신이 효과는 떨어지지만 현장에서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과태료 부과는 백신접종 여부로 판단하기 때문에 실험결과와는 전혀 상관없으며, (농가에 일정부분 방역책임이 있는만큼) 살처분 보상금도 감액할 것”이라 밝혔다.
박봉균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는 백신 늑장교체 지적에 대해 “지금 구제역 백신의 공급 방식이 대부분 주문형 생산”이라면서 “다른 약품처럼 시장논리로 공급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과거 발생했던 바이러스가 조금씩 다 다른 만큼 어떤 백신이 들어올지 예상하기 힘든 면이 있다”면서 “동남아에서 유행하는 유형의 구제역이 들어왔다면 기존 백신이 훨씬 더 잘 방어했을 것”이라 보기도 했다.
검역본부는 우선 발생지역에는 현재와 같이 긴급으로 도입된 두 백신주가 혼합된 O형 단가 백신을 사용하고 앞으로 과거 발생유형 및 주변국 발생상황을 고려해 신형 백신주 등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농식품부는 현재 남아있는 기존백신 재고 500만마리분은 소를 중심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