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어려울 땐 직원 교육비부터 ‘싹둑’…13% 줄였다

기업들 어려울 땐 직원 교육비부터 ‘싹둑’…13% 줄였다

입력 2015-02-26 07:45
수정 2015-02-2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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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1천500대 상장사 판관비 항목 감사보고서로 분석 교육비 총액 1위 기업은 두산중공업…”독특한 사내교육 강점”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힘들어진 기업들이 직원 교육비를 줄여 허리띠를 졸라맨 것으로 나타났다.

침체기에 판매관리비(판관비)를 줄이는 건 당연하지만, 판관비 항목에 포함되는 직원 교육비 감소 폭이 두드러진 건 ‘사람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한다는 면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국내 1천500대 기업의 직원 교육훈련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은 매출액 기준 1천500대 상장사이며, 판관비에 명시된 교육비는 각 기업 감사보고서를 통해 파악됐다.

조사결과 교육훈련비를 감사보고서에 명시한 1천31개 기업(68.7%)의 2013년 교육비 총액은 5천168억6천여만원이다. 직원 1인당 교육비 평균은 60만3천원이다.

이는 2012년 교육비 총액 5천943억4천여만원보다 약 13% 감소한 수치이다.

한 회사당 평균 교육비는 2012년 5억7천640만원에서 2013년 5억130만원으로 7천510만원 감소했다.

매출 규모별로 따지면 5천억∼1조원 기업군의 직원 1인당 교육비가 84만9천원으로 가장 많았다. 매출 1조원 이상 대기업은 평균 80만3천원으로 이보다 작았다.

매출 3천억∼5천억원 기업군은 29만1천원, 1천억∼3천억원 기업군은 27만7천원으로 교육비 수준이 급격하게 내려갔다.

중소기업의 직원 1인당 교육비는 대기업의 29%에 그쳤다.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많은 교육비를 투자한 기업은 두산그룹 계열 두산중공업으로 2013년 182억7천여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2위는 삼성화재로 150억7천여만원, 3∼5위는 기아자동차(143억9천여만원), 한미약품(129억5천여만원), CJ제일제당(124억여원) 순이다.

이어 두산(117억9천여만원), LG화학(115억5천여만원), 롯데쇼핑(114억8천여만원), 삼성엔지니어링(108억9천여만원), SK네트웍스(106억여원), LG디스플레이(105억1천여만원)도 연간 교육비를 100억원 넘게 썼다.

’사람이 미래다’라는 광고 카피로 잘 알려진 두산중공업은 독특한 세 가지 사내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과장, 차장·부장, 팀장으로 나눈 직급별 맞춤형 경영학 과정인 사내 MBA, 이공계 출신을 위한 이코노믹스 포 엔지니어(economics for engineer)와 인문사회계 출신을 위한 엔지니어링 포 커머셜(engineering for commercial), 생산직 직원 교육과정인 창원대 두산중공업학과 등이다.

직원 500명 이상 기업 중 1인당 교육훈련비가 가장 많은 곳은 한미약품으로 725만원이나 됐다. 직원 1인당 교육비가 많은 10개 기업 중에는 한미약품 외에도 유나이티드, 대웅제약, 보령제약, 삼진제약 등 제약회사가 5곳이나 포함됐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다수 제약사의 직원당 교육비가 높게 나온 것은 그만큼 과감한 투자를 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해볼 만한 대목”이라며 “그러나 이런 교육비 지출이 다른 기업과 비교할 때 정상적인 패턴인지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3년 기준으로 영업이익과 비교할 때 교육비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화장품기업 코리아나로 영업이익이 2억3천여만원에 불과한 데 교육비는 8억여원으로 교육비가 영업이익보다 3.5배 많았다.

업종별로도 제약업이 직원 1인당 140만원대로 건설업(23만원대)의 6배가 넘었다. 화학(74만원대), 식품(49만원대), 금속(35만원대), 전자(24만원대)가 그 사이다.

오 소장은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같은 대기업은 과거 감사보고서에 교육훈련비를 따로 명시했으나 최근 미공개로 한 발 후퇴한 반면, 휴맥스 등은 판관비에 속하는 교육비는 물론 매출원가에 들어가는 교육비까지 자세히 공개한다”면서 “대기업이 주주와 투자자에게 높은 신뢰를 얻으려면 판관비 항목을 좀 더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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