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하경제 규모 300兆 넘었다”

“지난해 지하경제 규모 300兆 넘었다”

입력 2013-11-26 00:00
수정 2013-11-2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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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硏 정부에 증세 대신 지하경제 추적 권고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가 300조원이 넘었다는 추산 결과가 나왔다. 또 지난해 정부는 거둘 수 있는 세금의 반도 못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6일 ‘증세보다 지하경제 과세 강화가 먼저다’란 보고서에서 “한국은 지하경제 비중이 높아 세수 상당 부분을 제대로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일각에서 세수부족을 메우고자 증세를 주장하지만, 이에 앞서 지하경제 양성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연구위원에 따르면 2012년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는 314조3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명목 국내총생산의 4분의 1 수준으로 멕시코(30%), 그리스(25.1%) 등 재정·금융위기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2010년의 289조8천억원과 비교하면 24조원 가량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자영업의 지하경제 규모는 지난해 139조2천억원에 달했다. 조 연구위원은 “2005~2012년 세무조사 결과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탈루율은 57%에 달했다”며 “100만원의 수입 중 57만원을 과세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단 뜻”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지난해 거둘 수 있는 최대 세금의 48%만을 거둔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추산하고 있다. 선진국 평균(70%), 신흥국 평균(69%)은 물론 저소득국가 평균(63%)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조 연구위원은 “한국의 징수 부진이 다른 나라보다 두드러지는 것은 정부의 규제를 피해 제대로 보고되지 않아 세금도 부과되지 않는 지하경제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들어 지하경제가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5만원권의 환수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데다, 신용카드·체크카드·현금영수증 등을 제외한 추적 불가능한 소비지출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세수를 확충하기 위해 증세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반대했다. “이는 애초 정부가 계획한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수 증대가 요원하다는 전망에 근거한 얘기”라며 “’아직 파악되지 않은’ 세원이 찾기 어렵다고 ‘이미 파악된’ 세원에 부담을 늘리는 것은 사회 불만을 고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자영업 부문에 초점을 둔 강도 높은 지하경제 양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소득 누락분을 신고하면 경제적 보상을 주고, 소득 탈루의 소멸시효를 연장하는 식이다. 파악 가능한 거래를 늘리기 위해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역시 재검토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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