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너무 조용한 3주년’

김중수 ‘너무 조용한 3주년’

입력 2013-04-02 00:00
수정 2013-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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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제팀과 엇박자 얘기에 경기부양 외면 어려워 ‘고심’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취임 3주년을 맞았지만 한은은 조용하다.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김 총재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여기저기서 기준금리 인하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새 경제팀과의 ‘엇박자’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김 총재가 정부의 대대적 경기 부양 노력을 외면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기준금리만 놓고 보면 내린다고 해도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우선 시중의 유동성이 부족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달 초 공개된 지난 2월 금리 동결 당시의 금통위 의사록에도 금리 조정이 통화당국의 의도와는 다르게 생산성 향상이나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담겨 있다. 당시 금리 인하를 주장한 사람은 하성근 위원 1명뿐이었다. 무엇보다 이번에 금리를 내리면 그동안 총재가 시장에 준 시그널은 뭐였느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경기 오판도 자인하는 결과가 된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김 총재가 금리 인하 대신 총액대출한도를 증액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날 “한은이 정책공조 수단으로 기준금리 인하보다는 총액대출한도 확대와 같은 신용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경기 부양용 추가경정예산 편성 방침을 공식화한 지난달 28일 금통위가 총액대출한도를 9조원으로 동결한 데 대해 비판이 쏟아지자 한은은 “개선(증액)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진화했다. 시장에서는 발표 시점을 한은이 경제전망 수정을 발표하는 11일로 보고 있다. 한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8%로 정부(2.3%)보다 0.5% 포인트 높다.

시장의 또 다른 관심은 지급준비율이다. 지급준비율 제도는 은행들이 고객 예금을 지급하지 못할 것에 대비해 한은에 일정비율을 쌓아 놓도록 하는 것이다. 이 비율을 낮추면 그만큼 시중에 돈이 더 풀리는 효과가 있다. 수시입출식 등 기타예금의 지급준비율은 2006년 12월 5.0%에서 7.0%로 인상된 뒤 6년 넘게 동결 상태다. 하지만 통화승수효과(본원통화 한 단위가 몇 배의 통화를 창출하는 효과)를 고려할 경우 의외로 파장이 커질 수 있어 ‘너무 큰 칼’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10월처럼 금리 인하와 총액대출한도 증액이 동시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한구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주문사항이기도 하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2013-04-0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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