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한계… 中企업종 지속에 사회적 눈총 작용도
SK가 그룹의 모태인 학생 교복 사업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SK그룹 관계자는 6일 “SK네트웍스의 교복 브랜드인 스마트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인수 대상자 선정 등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SK의 교복 사업은 계속 매각설이 나돌았지만 그룹 내 상징성이 커 존속하는 방안도 저울질됐다. 교복 사업은 모태 기업인 선경직물이 1970년 학생복 원단 사업을 시작한 후 1991년부터 스마트라는 브랜드로 교복을 제조해 왔다. 그룹의 주력 사업이 에너지·화학·통신으로 재편됐지만 고 최종건 회장에 의해 설립된 선경직물의 전통은 SK상사를 거쳐 SK네트웍스로 이어졌다.
교복 사업 철수는 수익성 한계와 중소기업 업종이라는 사회적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교복 시장 자체가 4000억원대로 협소한 데다 수익률도 높지 않았다. 교복 사업의 연매출은 800억원으로 지난해 SK네트웍스 전체 매출 23조 5000원의 0.5%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대기업이 교복 사업을 한다는 사회적 눈총도 따가웠다. 그룹 내 상징적인 사업이지만 중소기업 업종을 지속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았다. 국내 대기업 중 교복 사업을 하는 업체는 SK네트웍스가 유일하다. SK네트웍스와 교복 시장을 놓고 경쟁하던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모직은 2001년 손을 뗐다.
SK그룹 전체적으로 SK텔레콤의 플랫폼 분사, SK케미칼의 제약 부문 분할, 반도체 기업인 하이닉스 인수 등 굵직굵직한 사업 구조 재편이 진행되는 만큼 교복 사업도 정리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SK네트웍스는 최근 인수 희망 업체들에 대한 교복 사업부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교복 사업은 수년전부터 패션 부문에서 하나의 사업팀으로 존속해 왔고 비중이 크지는 않다.”면서도 “매각과 관련해 공식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2011-09-07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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