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전방위 압박····기로에 선 현대그룹

채권단, 전방위 압박····기로에 선 현대그룹

입력 2010-12-01 00:00
수정 2010-12-0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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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공사 추가의혹 제기···현대건설 인수 ‘불투명

 현대건설 매각 작업이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쳤다.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싼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의 대립이 소송전으로 번진 가운데 채권단이 현대그룹에 인수자금 출처를 밝히라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채권단은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동양종합금융증권의 투자 조건에 대해서 추가로 문제 삼고 나섰다.

 현대그룹은 코너에 몰렸다.만일 현대그룹이 채권단의 요구를 거부하면 현대건설 인수가 무산된다.하지만,현대그룹은 소송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돼 그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채권단,압박 수위 높여..“풋백옵션도 의혹”외환은행은 1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현대그룹에 현대상선 프랑스법인의 나티시스은행 예금 1조2천억원과 관련한 대출 계약서를 오는 7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MOU를 해지하겠다고 밝혔다.

 외환은행은 현대건설 주주협의회(채권단) 주관기관으로,지난달 29일 채권단 내의 협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어 논란을 빚었다.

 당시 주요 채권금융기관인 정책금융공사의 유재한 사장은 “주주협의회 운영위원회 내에서 최종 의견 조율이 안 된 상태에서 외환은행이 MOU를 체결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반발을 의식해 외환은행이 다른 채권금융기관과 보조를 맞춰 현대그룹에 인수자금 의혹을 명확히 해명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정책금융공사는 현대그룹의 인수자금에 대한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고 금융당국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겠다고 밝혀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동양증권이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에 재무적 투자자로 8천억원을 투자한 것과 관련,풋백옵션 등 투자 조건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풋백옵션은 재무적 투자자가 주식 등을 약정된 시점에 약정된 가격으로 인수자(현대그룹)에게 되팔 수 있는 권리다.

 정책금융공사는 “통상 인수.합병(M&A) 사례를 보면 재무적 투자자가 되파는 시점에 인수 주식의 시가가 약정 가격에 미달할 것에 대비해 인수자가 회사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이 관례”라며 “이런 방식이라면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주식을 담보로 동양증권에서 대출을 받은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또 되파는 시점에 약정 가격과 시가에 차이가 있으면 현대그룹이 담보로 제공한 회사 자산을 처분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이른바 ‘승자의 저주’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외환은행은 현대그룹을 우선협상자대상자로 선정하기에 앞서 검토할 때는 동양증권의 자금은 문제가 없었으나 다른 채권금융기관과 함께 추가로 확인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그룹 선택은..법정에서 판가름나나MOU 체결을 놓고 내부 이견을 보였던 채권단이 뒤늦게 한목소리로 현대그룹을 압박함에 따라 이제 공은 현대그룹으로 넘어갔다.

 현대그룹이 채권단의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이다.현대그룹 관계자는 “나티시스은행과의 계약 관계상 비밀유지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충분한 법률 검토 이후 입장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이 자료 제출을 거부할 때 채권단이 MOU를 해지할 수 있는지도 논란거리다.주주협의회 약정서상 MOU 해지 권한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이런 문제 탓에 채권단은 현재 법률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자료 제출 거부로 MOU를 해지하지 못하더라도 채권단은 본계약 체결을 거부할 수 있다.

 현대건설 매각은 주주협의회 80% 이상(의결권 기준)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주요 채권기관인 외환은행(의결권 25%),정책금융공사(22.5%),우리은행(21.4%) 중에서 한 곳만 반대해도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는 물거품이 된다.그렇게 되면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품에 안게 된다.

 또 동양증권의 투자 조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채권단이 이를 MOU 해지나 본계약 체결 거부 사유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채권단이 MOU를 해지하든 본계약 체결을 거부하든 현대그룹은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1조2천억원은 나티시스은행로부터 빌린 돈이며 현대상선 주식이나 현대건설 자산 등을 담보로 제공하지 않았고 현대건설 입찰과 MOU 체결은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이뤄졌다”고 수차례 밝혔기 때문이다.동양증권의 투자 조건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채권단과 현대그룹 사이에 이번 문제가 원만히 해결돼도 변수는 남아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그룹의 인수자금 의혹에 대한 조사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요구했다.또 외환은행이 독자적으로 현대그룹과 맺은 MOU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은 이번 현대건설 인수전과 관련해 상대방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소송과 고소로 맞선 상태이다.따라서 법적 분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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